군대에서 exe 패치한 이야기

요즘 이것저것 공부하다가 군대에서 exe파일 패치를 했던 것이 생각나서 적는다

 

음 군대는 참 신기한 곳이다

 

조상의 유산이라는 말처럼 무언가가 계속 이어진다.

 

내 맞맞선임의 말로는 그 맞맞선임의 맞맞맞선임 때부터 사용했다던 해킹메일 훈련용 파일이 있다

 

파일을 열면 특정 화면이 나오면서 pc가 잠긴다.

 

정말 2000년대 중후반 정도에 만들었을 것 같은 투박한 그림이 있었다. 

 

스큐어모피즘이 유행했을 때 나온 스마트폰 아이콘처럼 정말 세균같은 세균이 창을 들고 서있고 빨간색 맑은고딕으로 해킹 어쩌구저쩌구....

 

어느 날 갑자기 같이 일하던 하사 한 분이 이거 사진 바꿀 수 있냐고 물어보셨다

 

음.... exe파일인데.... 원래 소스코드가 없으면 힘들 것 같다고 했는데 왜그러냐? 물어봤다

 

자기도 위쪽에서 바꿀수 없느냐고 말을 들었는데 뭔가 바꿔야만 할 것 같아서 이렇게 물어봤다고 한다...

 

이걸 어떡할까 생각하다가....

 

exe파일이면 rsrc 영역에 저 사진이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무작정 일단 exe파일을 까봤다

 

나름 조사분석용 pc에 hxd랑 peinfo는 있어서 다행이었다.

 

rsrc영역을 찾았고 사진 바이너리 정보를 담고있는 부분도 찾았지만 그 어떠한 시그니처도 보이지 않았다

 

삽질을 좀 하다가 설마 헤더를 떼어내고 사진 데이터만 쏙 저장했을까 싶어 bmp 파일을 만들고 해당 데이터를 복붙한 뒤 헤더를 요리조리 바꾸니까 사진이 나왔다

 

bmp 파일 헤더를 제외한 정보 헤더, 색상 테이블, 픽셀 데이터 정보만 있었다

 

 

그러고서는 좀 귀찮은 작업이 있었다

 

bmp파일 하나를 만들고 원하는 사진을 가져와 bmp 정보 헤더의 해상도로 맞추고 저장한 뒤 hxd로 파일 헤더를 제외한 데이터를 복사한 뒤에 다시 exe를 hxd로 열어 해당 데이터만 덮어썼다

 

그렇게 하니까 우리가 원한 사진으로 화면이 잠겼다!

 

후일담이 있긴 한데 내가 전역한 뒤로 사진을 바꾸는 법을 몰라서 그냥 그대로 쓰고있다고 한다